2011년 5월 2일 월요일

미국에서 위빳사나 수행을 한다는 것은...



이곳 미국에는 한인 불자들의 수가 매우 적다. 그것도 수행을 하는 불자들은 더욱 더 드물다. 그도 그럴 듯이 한국 선원이 그리 많은 편도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수행을 위주로 운영되는 곳은 아직 보질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나는 붓다의 수행법 위빳사나를 몇년 째 해오고 있으니 어떻게 보면 운이 좋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이것이 수행과 나의 묘한 인연이 아닌가 싶다. 오늘날까지 오기에는 내 나름대로의 노력도 있었지만 나로서 수행의 끈을 놓치지 않도록 내 수행을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항상 인도해 주는 스승들과 가르침이 같이 해왔다.
이곳 미국에도 훌륭한 수행처들이 빨리 세워져 더 많은 수행자들을 배출해 냈으면 좋겠지만 이 또한 내 마음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닐지라. 모든 것이 그 상황에 필요한 조건들이 인연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함에는 불법포교도 제외는 아니니 그저 지금의 상황을 받아드리고 옯바른 때가 오길 침착히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곳의 선원들의 불자들과 같이 있어도 오히려 내가 외면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소원성취를 위해 불교를 기복신앙으로 받아드릴 뿐 실수행에 대해서는 배워보려는 의도나 관심조차 없다. 물론 그중에도 수행의 길로 제대로 인도해주면 큰 진보를 이룰 사람들이 있겠지만 이곳 한국 불교 사정은 그럴만한 상황조차 못되니 안타까울 뿐이다. 어찌보면 수행을 접할 수 있는 기회 조차 박탈당한 이곳의 한인 불자들이 안스럽게 느껴진다.



몇년 전 옛 도반과 통화를 했다. 한 때 나와 같은 선원을 다닌 그는 결혼 후 타주로 이사가 살고 있는데 오랜만에 전화연락을 하니 얼마 전 첫 아이를 낳아다며 무척 행복해했다. 그의 즐거움이 묻어나는 목소리에선 아이에 대한 엄마의 지극한 사랑이 느껴졌다. 사실 난 예전의 신심 가득 찬 그녀의 모습을 생각하며 얼마 후 참가 할 집중수련에 대해 알려주고 혹시나 그녀도 수행에 관심을 갖고 수행과 인연을 맺을 수 있을까하는 바램에서였다. 그러나 애 기르기 바쁜 new mom 이 하루 14-15시간씩 치열하게 수행하는 집중수련회에 관심을 갖을 수도 없거니와 그런 그에게 부득히 수행의 혜택에 대해 설명하려는 내 꼴을 보니 마치 나 자신이 전도사가 된 기분이 들었다.

뜻이 통하는 불자나 위빳사나 수행을 위주로 운영되는 선원이 없는 이곳 한국 불교와는 똑같은 붓다의 가르침을 따르는 나 자신이 철저히 고립되어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수행에 대한 나의 열정은 날이 갈 수록 더욱 증가하고 있으며 얼마 않가 이곳 미국의 한국불교에도 위빳사나가 정착할 날이 올 것을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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